[스크랩] 조운
<상치쌈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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쥘 상치 두손 받쳐
한입에 우겨 넣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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희뜩
눈이 팔려 우긴 채 내다보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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흩는 꽃 쫓이던 나비
울 넘어로 가더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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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욕심 없는 시인 , 나비가 있는 농촌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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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광 사람들은
어리고 작은 상추를 여러장겹쳐
그위에 보리 밥을 얹고
된장을 숟가락으로 덜어 밥 위에 붙이고
마늘이나 고추를 얹어
흐트러 지지않게 손으로 잘감싸서 입에 넣어야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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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추 한 보따리라해도 좋고
그것이 흩트러질 수도 있기 때문에
두손으로 '받쳐' 입으로 가져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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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때
희뜩 무엇인가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.
나비 였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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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광경에 눈이 팔려 밖을 내다 보았다는것
흩날리던 꽃을 쫓던 나비 한 마리
나비 한 마리가 이 시인의 식사 시간에 순간적으로
눈길을 끌었다는 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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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히 절묘한 순간이다.
그 나비는 뜰의 상추밭을 지나 담을 넘는 참 인줄도 모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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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데 시인의 곁에 누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하여 일체의 암시도 없다.
곁에 아내가 있어도 좋고 누이가 잇어도 좋다.
어째든 누군가와 식사를 할거라는생각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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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식사 시간은 저녁이 아니라 한 낯일거라는 생각
환한 대낯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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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루 한쪽에 발 벗은 시인은
상추 쌈을 맛있게 먹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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요즘 도시에서 먹는 그런 쌈이 아닌
하여튼 기가 막히고 달고 상큼 한 맛의 '쥘 상치 '일 것 입 니다.
게다가
그것이 어느 농촌의 한 낯이라면 여러분은 상상이 됩니까?
얼 마나 자유로운 농촌 입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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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점심
쥘 상치가 어떨련지요?????